"그 날에 여호수아가 그들을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회중을 위하며 여호와의 제단을 위하여 나무를패며 물을 긷는 자들로 삼았더니 오늘까지
이르니라"(수9:27)
영화 뷰티플 마인드의 천재 수학자 존 내쉬는 언제부턴가 찾아온 정신분열증으로 환상을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환상은 끝까지 그의 인생을 따라다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완전한 치유를 경험하지 못한다. 나중에 노벨상까지 받는 존경받는 인물이 되지만, 환상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다. 어느 시점부터 내쉬는 환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더불어 살게 된다.
기브온 족속은 꾀를 내어 이스라엘 민족을 속이고 이들과 조약을 맺는다. 가나안 거민을 모두 제해야 했던 이스라엘은 이 조약으로 인해 그들을 제하지 못하고 그들을 장작패고 물긷는 일을 시키는 신분으로 이들을 남겨두게 된다. 이들은 이스라엘에게 떨쳐버리고 싶은 과거지만 떨쳐버릴 수 없는 현실이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요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된다.
기브온은 존 내쉬의 환상과 같이 떨쳐버릴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들에게도 기브온은 존재한다. 우리가 과거에 받었던 상처는 치유의 과정을 통해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어떤 것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 우리가 인생 중에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어느날 갑자기 우리에게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스라엘이 기브온과 동거해야 하듯이 우리들은 그 불편한 현실과 상처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이스라엘과 기브온의 화해처럼, 우리들도 떨쳐버릴 수 없다면 상처와 아픈 기억들과 화해해야 한다. 어느 순간 기억이 아픔으로 불쑥 불쑥 찾아오지만 오랜 친구처럼 그것들을 맞이해야 한다. 존 내쉬처럼...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우리의 모든 죄와 인생의 질고를 씻어주셨다. 그분은 피묻은 그의 손으로 우리를 만져주시고 우리를 새롭게 해주신다. 그러나 우리들을 만져주시는 그 손은 상처받은 손이며, 상처의 흔적이 있는 손이다. 십자가에서 용서와 치유를 경험하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상처의 흔적은 남아있을 수 있다. 우리도 상처받은 우리 모습으로 예수님을 붙들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