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주를 경외함이 지혜요 악을 떠남이 명철이니라"(욥28:28)
욥기의 주제는 고난이다. 그런데 곳곳에서 지혜논쟁이 벌어졌다.
지혜논쟁은 엘리바스가 하나님이 "지혜로운 자가 자기의 계략에 빠지게 하신다"(5:13) 라고 욥을 책망함으로 포문을 열었다.
소발도 하나님이 "지혜의 오묘함으로 네게 보이시기를 원한다"(11:6) 함으로 이에 가세했다.
욥도 가만있지 않았다. "너희만 참으로 백성이로구나 너희가 죽으면 지혜도 죽겠구나"(12:2), "너희가 참으로 잠잠하면 그것이 너희의 지혜일 것이니라"(13:5)라고 응수한다.
엘리바스는 다시 "하나님의 오묘하심을 네가 들었느냐 지혜를 홀로 가졌느냐"(15:8)라고 욥을 공격하고, 이에 욥은 "내가 너희 중에서 지혜자를 찾을 수 없느니라"(17:10)라고 응답한다.
세번째 지혜논쟁은 빌닷으로 시작되었다. 빌닷의 입장에서 욥은 하나님의 지혜 앞에 겸손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의롭다 할 수 있느냐 말하며, 지하세계를 다스리시고 바다의 라합을 깨뜨리시는 하나님의 지혜의 오묘함을 말한다(욥25-26장).
욥은 이를 지혜 자랑이라 비아냥거린다. "지혜 없는 자를 참 잘도 가르치는구나 큰 지식을 참 잘도 자랑하는구나"(욥26:3).
욥기에서 지혜문제가 계속 대두되는 것은 고난을 어떻게 이해하느냐 하는 문제 때문이다. 고난의 이유를 헤아리는 것을 지혜로 본 것이다.
욥에게 그것은 하나님안에 꼭꼭 숨어있어서 우리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욥기 28장은 세부분으로 나뉜다.
1-14절에서 사람들은 땅 속에 묻혀있는 보석을 기가막히게 찾아내지만, 정작 지혜는 찾아내지 못함을 말한다.
15-22절에서는 지혜는 아무리 값진 것을 치룬다 해도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23-28절에서 지혜는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데, 지금 욥의 고민은 그 하나님이 그에게 숨어계신 것이다.
숨어계시기에 지혜를 만날 수 없고, 자신의 고난의 이유를 듣지 못한다. 계속 무지의 밤이다.
그런데 그 무지의 밤에 들려온 한마디가 있다. "주를 경외함이 지혜"라는 말씀이다.
이는 지혜는 숨겨져 있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면 그것이 지혜라는 뜻이다. 즉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우리가 다 이해할 수 없다. 그럼에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를 경외하는 것이 곧 지혜라는 말씀이다.
욥은 끝까지 대답을 듣고 싶어했지만, 하나님이 가르치시고자 했던 것은 대답이 없어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이다.
이미 사탄은 1장에서 "욥이 어찌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1:9)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역설적으로 사탄의 말 속에 가장 성숙한 신앙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그것은 "까닭없이 주를 경외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혜며 그것이 성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