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때에 보리는 이삭이 나왔고 삼은 꽃이 피었으므로 삼과 보리가 상하였으나 그러나 밀과 쌀보리는 자라지 아니한 고로 상하지 아니하였더라"(출9:31-32)
이번에는 우박의 재앙이었다. 애굽 역사상 최악의 우박이 내리쳐 들에 있는 동물들은 죽고 식물들은 망가졌다.
바로는 다시 뉘우치고 모세에게 기도를 부탁한다. 모세는 기도를 하겠지만, 인로 인해 바로가 진정으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 말한다.
그의 말대로 우박이 그치자 바로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이 기사의 한 가운데 삼과 보리, 밀과 쌀보리 얘기가 나온다.
새싹이 돋았던 삼과 보리는 우박에 맞았지만 아직 밀과 쌀보리는 새싹이 돋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바로의 입장에서 애굽 전역의 식량문제에 큰 타격을 입긴 했지만, 그래도 밀과 쌀보리가 버틸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인간은 그렇게 조그마한 여지만 있으면 하나님께 항복하지 않으려 한다. '밀과 쌀보리'로 아직은 버텨보려 한다.
그런데 결국 바로를 버티게 만들었던 '밀과 쌀보리'가 애굽의 장자들의 죽음을 가져왔다. 남아있던 희망이 오히려 재앙의 단초가 되었다.
우리에게 아직 '밀과 쌀보리'가 남아 있는가? 아직은 하나님께 온전히 앙복하지 않게 만드는 것, 아직은 내가 의지하는 그것들이 우리의 '밀과 쌀보리'다. 아직은 내 마음을 충분히 가난하게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이 우리들의 '밀과 쌀보리'다.
차라리 바로에게 '밀과 쌀보리'가 없는 것이 복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마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