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사람 없는 땅에, 사람 없는 광야에 비를 내리며 황무하고 황폐한 토지를 흡족하게 하여 연한 풀이 돋아나게 하였느냐"(욥38:26-27)
욥기 38장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우리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도 일하시는 하나님이다.
욥기 38장 부터 시작되는 하나님의 질문은 영어 성경에서 보자면 크게 세 가지로 구별된다. "Have you..." "Can you..." "Do you know..."로 시작되는 질문이다.
이 질문들은 우리의 경험, 우리의 능력, 우리의 지식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스케일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그분이 하시는 일을 다 파악할 수도, 따라갈 수도 없다.
이 하나님의 질문 시리즈는 고난의 문제 역시 인간의 이해영역 바깥에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욥기 38장의 하나님이 언급하신 광대한 자연의 현상 리스트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것이 있는데 사람이 없는 광야와 황무지들에 대한 언급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다른 것들을 이해하는데 빛을 던져준다.
광야와 황무지는 사람들이 거하지 않는 곳이다. 사람들이 없는 그곳에서도 하나님은 비를 내리시고 풀을 돋아나시게 하시며, 하나님은 그분의 일을 하고 계셨다.
사람들에게 설명도 없으셨고, 일일히 사람들에게 그분이 하시는 일을 일러주지도 않으셨지만 그분은 그분의 일을 하고 계셨다.
우리는 광야에서 우주를 볼 수 있다. 잊혀진 땅에서 일하셨듯이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실 때도, 우주 만물의 질서를 정하실 때도 홀로 일하셨다. 우리는 하나님의 행적을 다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들의 영역 바깥에서 여전히 일하시고 계신다.
인간은 자기 중심적이어서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으면 모든 것이 활동정지된 것 처럼 여긴다. 고통의 현실 속에서도 당장에 어떤 설명이 없으면 하나님이 방관하시고 계신 것 처렴 여긴다.
욥기 38장의 하나님은 우리들의 발길이 머물지 않는 곳에서도 일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은 바다의 샘, 하데스의 문, 광명과 흑암의 갈림길, 동풍이 시작되는 지점, 눈의 곳간과 우박창고, 북두칠성과 오리온 성좌와 큰 곰자리 별 사이 등을 거니시는 분이시다.
오늘도 그분은 그분의 스케일대로 우리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영역에서도 그분의 일을 하고 계신다.